밝고 명랑했던 수다쟁이 나루세 준은 마을 산 꼭대기의 "성"을 동경한다. 분명 그 성에서는 여러 사람들끼리의 무도회가 열린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나루세는 그 무도회를 동경하며 성 근처를 서성이다가 아버지와 의문의 여성이 그곳에서 함께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나루세는 그 모습이 꼭 무도회를 갔다가 돌아오는 왕자와 공주라고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그 목격사실을 말하는데... 알고보니 그 "성"은 러브호텔이며, 나루세는 아버지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것.


이후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 아버지에게 떠나지 말라고 하는 어린 나루세 준에게, 아버지는 "이게 전부 네 수다 때문이 아닐까?" 라는 매정하고 인간쓰레기같은 말을 남기고 그대로 떠나게 된다. 그 이후 심리적인 충격으로 나루세는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그것이 "달걀" 이라는 나루세의 상상의 존재에 의한 저주라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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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나루세의 부모님에 대해 엄청나게 분노하고 속상해했었던 것 같다. 나도 일단 가족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그것의 원인이 가족들의 "말" 때문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나루세의 마음을 왠지 알 것만 같아서... 되게 속상했다. 계속 달걀의 저주라고 두루뭉술하게 묘사하긴 하지만, 말을 하면 복통을 찾아오는 나루세를 보면 그동안 정말 힘들었겠구나, 심리적으로 고통받았구나, 라는게 느껴져서 괜히 나까지 마음이 아파졌다.


나루세가 말을 하지 않아 나루세가 생각하는 것, 나루세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는 어머니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꼭 나루세에게 그런 심한 말을 했어야 한 걸까... 그래서 뮤지컬으로나마 나루세가 받았던 상처들을 어머니가 받아들이고 나루세와 더불어 나루세의 어머니 또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나 배경이 예쁘서 더 몰입하고 본 것 같다! 중간에 핸드폰 배터리 간다고 멈춘 것 말고는 계속 끝까지 집중하고 시청했는데 내용이 워낙 선선하고 중간중간 나오는 클래식에 마음도 차분해지는 기분이었다. 아! 장소는 특히 사카가미 타쿠미의 집이 굉장히 예뻤던 것 같다. 전통식 가옥에 복도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이었는데... 굉장히 예뻤던 것 같다.


근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 러브라인 ㅎㅎ 뭐랄까.. 나루세와 사카가미의 서사가 정말 기승전결 다 끝낸 것 같았는데 거의 마지막 쯤에 사카가미가 "난 별로, 나루세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 라고 하고 그걸 나루세가 들어버리는데... 진짜 가서 사카가미 때리고 싶었다. 아니, 그럴 수 있지... 그치만 일단 궁뎅이 한 대만 맞자.... 🤦‍♀️


결국 나루세가 고백을 하긴 하지만, 사카가미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고... 마지막에 나루세는 다이키의 고백을 받게 되는데... 뭐 쟤네 조합도 나름 귀엽고 떡밥 회수도 그럭저럭 된 것 같아서 ㅇㅇ 하고 스스로 타협했다... 그래... 클리셰 덕후인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결말이지만... 나루세가 행복하다면 된 거지 뭐!



총평

★★★★☆

배경도 예쁘고, 전체적인 내용도 아마 나같이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위로가 되어주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어서. 다만 살짝 식은? 결말의 아쉬움과 너무 감각적이고 서정적이라서 이런게 취향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기 좀 그런 영화. (오그라든다던가, 그런 후기가 나올 것 같아서...) 나는 일단 재밌게 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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